비만은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근골격계질환, 우울증, 여러 암을 비롯한 다양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과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질환으로, 지난 50년간 그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중요한 국제적 보건 문제로 대두되었다.1) 이에 따라 학계, 각국 정부, 보건기구에서는 비만을 가장 중요한 교정 가능한 건강의 위험인자로 지정하고 비만 증가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2) 전 세계적으로 매해 42%의 인구가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3)
과체중 및 비만 성인에서 5%–10%의 체중 감소는 심혈관 위험인자 및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4) 이에 주요 국제 지침에서는 10% 이상의 체중 감량을 비만 치료의 목표로 권고하고 있다.5) 장기간의 체중 감량 중재가 비만 관련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대규모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비만 동반 질환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하여 체중 감량 후 1년 이상의 장기적인 유지가 권고되고 있다.6) 그러나, 비만은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성공적인 체중 감량 이후 감량된 체중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Wing과 Hill7)의 연구에서 10% 이상의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의 80% 이상에서 1년 이내 체중의 재증가를 보고하였다. 체중 감량 이후 유지에 관한 29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참여자들에서 저칼로리 식이 중재 완료 2년 후, 감량된 체중의 절반 이상이 재증가되었으며, 5년 후에는 75%가 재증가되었다.8) 장기적인 체중 유지의 어려움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주기적인 체중 감소 및 재증가(weight cycling)는 건강상 위해와 연관되어 있다.9-11)
체중 감량 이후 이에 대한 항상성 기전을 비롯한 여러 요소가 장기적인 체중 유지에 장벽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체중의 재증가와 연관된 요소를 알아보고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종설에서는 비수술적 방법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체중 감량과 유지 전략들을 논하고자 한다.
비만에 대한 중재의 방법 및 강도에 따라 체중의 감소와 재증가 시점과 정도는 다르게 일어나지만, 전반적으로 시간에 따른 체중의 양상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즉, 초기에 빠르게 체중이 감량되다가 일정 기간 이후 정체기가 존재하고, 점차 재증가가 일어나게 된다.12) 이러한 체중의 재증가는 종종 환자의 의지와, 치료에 대한 순응도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오인되며 환자들도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13,14) 그러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의 어려움에는 체내 항상성 과정(homeostatic process), 개인의 행동, 그리고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관여한다(Figure 1).15)
체중이 감소하면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기 위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여기에는 대사적 적응(metabolic adaptation), 신경-호르몬의 변화, 쾌락보상체계가 포함된다.16) 체중 감소에 따른 에너지 균형의 변화는 에너지 소비의 보상적 변화, 즉 총 에너지 소비량, 안정 시 에너지 소비량, 신체 활동에 의한 에너지 소비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24시간 동안 총 에너지 소비량의 60%–70%를 차지하는 안정 시 에너지 소비량은 주로 체성분에 의해 결정되며, 제지방량(fat-free mass)에 의해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될 수 있다.17)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인 체중 감소에 의하여 제지방량도 감소하기 때문에, 안정 시 에너지 소비량 감소(체중 감소량 1 kg당 15 kcal 감소)가 예상이 된다.18) 그러나 실제로는 체성분 변화에 따른 예측값보다 더 많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대사적 적응에 기인한다.19)
장호르몬은 에너지의 대사와 섭식 행동에 중요한 조절 인자로, 체중에 대한 중재 이후 혈중 그렐린(ghrelin)은 증가하며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glucagon-like peptide-1, GLP-1), 펩타이드 YY (peptide YY),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 아밀린(amylin)이 감소하는 것이 보고되어 있다.20) 또한 체중 감소 이후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도 감소된다.21) 이들 호르몬의 변화는 식욕 관련 항상성 조절 기전과 쾌락 추구 기전에 작용하여 에너지 섭취를 증가시키고, 에너지 저장을 촉진하여 체중의 재증가를 유도하게 되며,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15)
쾌락보상체계는 항상성체계과 함께 에너지 섭취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전으로, 변연계에서의 아편양 전달체계를 통하여, 음식에 대한 쾌락적 반응, 음식과 연관된 신호를 접했을 때의 기대, 섭취에 대한 갈망을 일으킨다.22) 보상체계가 체중의 유지/재증가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있어왔다. Simon 등23)은 체중 감량을 이룬 대상자들을 추적하여 유지군, 재증가군으로 나누어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을 이용하여 보상 중추의 활성화를 비교하였는데, 공복 상태에서는 두 군 모두 음식에 대한 비슷한 반응을 보여주었고, 유지군은 이러한 활성화가 포만감에 영향을 받았으나 재증가군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관찰연구들에서도 음식에 대한 중독과 탈억제가 체중 재증가와 연관이 있었음을 보고하였다.24)
그 밖의 요인으로 여러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25) PPARG2 유전형,26) FTO 유전형27) 등을 포함하는 유전적인 요인, Neuropeptide Y와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ro-opiomelanocortin, POMC)의 메틸화28) 등 후성학적 요인, 우울 증상29)이나 항우울제의 사용,30) 체중 감소에 대한 만족도31) 등이 체중의 재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 또한 체중 유지를 어렵게 하는데, 에너지밀도가 높은 음식과 정제된 음식에 대한 용이한 접근,32,33) 좌식 생활을 유발하는 환경, 보상적 섭취로 이어지게 되는 스트레스 유발 환경34) 등이 체중의 재증가에 기여하게 된다.
식사요법의 기본은 열량의 제한이며,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해 하루 500–1,000 kcal 섭취 열량 감소가 적절하다고 권고하고 있고,6) 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The Obesity Society (AHA/ACC/TOS)에서 1일 평소 에너지 섭취량보다 500–750 kcal를 줄인 저열량식(여자 1,200–1,500 kcal, 남자 1,500–1,800 kcal)을 제시하고 있다.35)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EASO)에서는 평소 섭취량보다 15%–30%를 줄이거나, 필요량보다 600 kcal를 적게 섭취하는 방법, 체중 kg당 25 kcal 수준으로 섭취를 조절하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36) 이러한 에너지 섭취 제한 효과는 6개월에 최대에 이르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체중 감량이 2년까지 유지될 수 있으며,35) 저열량식의 유지와 함께 적절한 신체활동과 행동요법이 동반될 경우, 이러한 감량 효과는 더욱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37,38)
저열량식에서 주로 탄수화물 또는 지질의 섭취 열량 제한 및 적정량 이상의 단백질 섭취가 권고된다.6) 저탄수화물식, 저지방식, 고단백식 등 다량 영양소의 조성을 다르게 한 식사 종류가 장기적인 체중 유지 효과에 있어 임상적인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있어 왔다. 저탄수화물식은 일반적인 건강한 성인의 탄수화물 섭취량(하루 총 열량의 45%–65%) 미만으로 섭취하는 것을 의미하며,39) 지방과 단백질 섭취의 상대적 증가로 인한 포만감을 증가시킬 수 있고 혈당 관리에 이득이 있지만,40) 체중 감량 및 유지에서는 다른 식단에 비하여 미미한 효과를 보이거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41) 지질은 탄수화물, 단백질보다 1 g당 열량이 많으므로 저지방식(하루 총 열량의 15%–20% 미만 섭취, 포화지방의 경우 7%–10% 미만)42)은 체중 감량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지만, 메타분석 결과 장기적인 체중 유지에 있어 다른 식사 종류보다 우월하지 않았다.43) 고단백식이(총 열량의 25%–30% 또는 표준 체중의 1–1.2 g/kg 이상)44)는 포만감을 높이며 식이로 유도되는 열발생(diet-induced thermogenesis)45)면에서 다른 식사보다 이점이 있고, 체중 감량 시 체단백 손실을 예방함으로써 장기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46) 한 메타분석 결과 고단백식이는 대조식사에 비해, 효과 크기는 크지 않았으나(0.17 kg), 체중 유지에 더 효과적이었다.47) 통곡류, 콩류, 견과류, 과일, 채소, 올리브유로 구성되는 지중해식 식사는 전체적인 식사의 질을 강조하는 근거기반 식사 패턴의 하나로,48) 체중 유지에 대한 효과 또한 보고되어 있다.49) 지중해식과 다른 식사 종류의 장기 체중 감소 효과를 비교한 한 연구에서는 지중해식이 다른 식사에 비해 유의하게 우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50) 많은 역학 연구에서 체중 조절 이외에도 대사 지표 개선 및 심혈관 이득이 밝혀져 있기 때문에,51) 장기적인 체중 유지를 위한 효과적인 식단으로 고려될 수 있다.
식사요법에 있어, 앞서 언급된 식사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이 시도될 수 있다(Table 1). 장기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 중요한 점은 순응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개별화된 접근이 강조된다. 환자의 평소 식생활, 음식과 관련된 환경, 가치관과 선호도, 사회경제적 상태, 동반 질환, 사회적 지지의 유무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따라 영양적으로 적절한 중재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 권고된다.6,32,35,52,53)
Diet strategies for long-term weight management
Type | Brief descrip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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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calorie diet | |
Low-carbohydrate di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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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fat diet | |
High-protein diet | |
Mediterranean diet |
운동은 식사요법과 함께 체중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2009년 발표된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ACSM) 지침에서는 체중의 재증가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주당 250분 이상의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고,54)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체중 감량의 유지를 위하여 최소한 주당 150분,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Table 2).6)
Physical activity strategies for long-term weight management
Organization (y) | Recommendatio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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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M (200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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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ACC/TOS (201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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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O OMTF (20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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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esity Canada (202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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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SO (20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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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M,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PA, physical activity; 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TOS, The Obesity Society; EASO, The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OMTF, Obesity Management Task Force; KSSO, Korean Society for the Study of Obesity.
National Weight Control Registry (NWCR)는 1년 이상의 체중 감량(≥10%) 유지에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 양식과 체중을 추적한 대규모 전향적 관찰연구로, 주당 평균 2,621 kcal의 신체활동량(하루 6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에 해당)이 장기 체중 유지와 연관되었음을 보였다.55,56) 당뇨병 전단계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던 Diabetes Prevention Program (DPP)38)에서 3년째 체중 감소는 목표 신체활동량(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 충족 여부와 연관이 있었으며, Look AHEAD 연구37)에서도 주당 250분 이상의 신체활동은 주당 150분 이하의 신체활동에 비하여 4년째 체중 유지 비율이 높았다(8.3% vs 5.5%). 그러나, 운동 자체가 체중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중재연구들의 결과는 아직까지 일관되지 않다.57) 주당 2,500 kcal 이상의 운동 중재로 18개월째 체중 감량 유지에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한 연구가 있었으나,58)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연구들도 있었다.59,60) 이러한 비일관성의 이유로는 순응도의 부족, 연구설계의 한계, 자가보고를 통한 조사 방식, 신체활동이 관리되고 감독되지 않았다는 점, 운동의 효과에 대한 개별 차이 등이 있으며, 체중 유지를 위한 효과를 정립하고 최적의 운동 강도와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54,61) 그러나, 비만 관리의 궁극적 목적은 비만 합병증의 예방과 개선이며, 체중 감소 없이도 신체활동 자체로 대사, 심혈관질환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비롯하여 다양한 건강상 이득이 있음62)을 고려할 때 운동요법은 임상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다.
비만 치료에서 장기적인 체중 감소와 유지에 있어 흔한 어려움 중 하나는, 환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데 실패한다는 것이다.63) 행동요법은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근거기반의 방안으로, 비만 치료의 기본 요소이다. 행동요법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로, 앞서 언급된 DPP 연구는 적극적인 생활습관중재가 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38)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Look AHEAD 연구37)에서는 1년간 영양사, 운동 전문가, 심리 상담가에 의한 중재로 적극적 생활습관 교정을 하였고, 이후로 장기간 1달에 1번 이상 참가자와의 주기적인 접촉으로 체중 유지에 도움을 주었으며 연구 8년차에 절반 이상은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27%에서는 10% 이상의 체중 감량을 유지했던 결과를 보고하였다. 체중 감량 이후 행동치료를 시행할 경우 통상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에 비해 체중이 재증가할 가능성은 낮아진다.64,65) 따라서 1년 이상, 체중 감량 이후 유지에 도움이 되는 행동 양식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66)
임상현장에서 장기적인 체중 유지를 위해 환자로 하여금 식사, 운동, 체중에 대한 빈번한 자가모니터링을 하도록 독려하고 주기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32,67) 체중이 감량되는 동안에는 변화되는 체중과, 대사지표 등 검사소견의 뚜렷한 개선이 환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감량 기간 이후 유지 기간에는 그러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지속되기 어려우므로, 이미 이뤄진 변화에 대해 상기시켜 줌으로서 그것을 다시 인지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31) 체중이 감량된 후 쉽게 다시 증가할 수 있음을 초기에 미리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며,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 이를테면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적 섭식(emotional eating) 등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개별화된 상담이 필요하다.68) 만일 체중의 재증가가 관찰된다면 기존의 생활습관중재를 점검하고 필요시 강화한다.69)
행동중재를 전달하고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대두된 디지털 치료제는 최근 비만과 대사질환 관리 영역에서 그 효용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고, 개별화된 중재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의 대면 중재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체중의 관리에 있어 장기적,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70,71)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이지만, 대다수의 비만 환자에서는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비만 합병증을 개선 또는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체중 감량을 유도하기 어려우며, 약물치료는 장기간 체중 감량 및 유지에 보조적 치료로 유용하다.72,73) 현재 사용 가능한 비만 약물들은 생활습관 교정과 병행하였을 때 평균적으로 5%–10% 이상의 체중 감량을 일으킬 수 있고, 비만의 합병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74) 그러나 약물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체중의 재증가가 발생하며 개선되었던 합병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으므로, 환자의 내약성과 안전성의 문제가 없다면 단기 치료보다는 장기간 약물 투여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75) 이를 위해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장기간 사용 승인을 받은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고되며, 약물 투여 첫 3개월간 체중 감량의 반응(기존 체중의 5% 이상 감량)을 보고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로 오를리스타트(orlistat),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naltrexone-bupropion, NB),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phentermine-topiramate, PT),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 그리고 최근에 국내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은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로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있다(Table 3). 본고에서는 이러한 약물요법의 장기 체중 유지에 대한 효과를 알아본 연구, 또는 체중 감량 유도 이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물요법을 사용한 연구들을 위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Anti-obesity medications for long-term weight management in adults
Drug (trade name) | Approval year | Main mechanism | Maintenance dose | Study duration (wk) | Mean weight loss (k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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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listat77) (Xenical) | FDA 1999, EMA 1998 | Pancreatic and gastric lipase inhibitor | 120 mg, three times a day | 52 | Drug, 8.8 (8.8); placebo, 5.8 (5.8); difference, 2.6a |
Phentermine-topiramate81) (Qsymia) | FDA 2012 | NE agonist/GABA agonist, glutamate antagonist | Recommended, 7.5 mg/46 mg; maximum, 15 mg/92 mg | 56 | Drug, 8.1 (7.8) at recommended dose, 10.2 (9.8) at maximum dose; placebo, 1.4 (1.2); difference, 8.8a |
Naltrexone-bupropion79) (Contrave) | FDA 2014, EMA 2015 | Opioid antagonist/DA and NE reuptake inhibitor | 16 mg/180 mg twice daily | 56 | Drug, 6.2 (6.4); placebo, 1.3 (1.2); difference, 5.0a |
Liraglutide84) (Saxenda) | FDA 2014 EMA 2015 | GLP-1 agonist | 3 mg once daily, SC | 56 | Drug, 8.4 (8.0); placebo, 2.8 (2.6); difference, 5.3a |
Semaglutide88) (Wegovy) | FDA 2021, EMA 2021 | GLP-1 agonist | 2.4 mg once weekly, SC | 68 | Drug, 15.3 (14.9); placebo, 2.6 (2.4); difference, 12.7b |
Tirzepatide97) | Under consideration by FDA | GIP/GLP-1 dual agonist | 5/10/15 mg once weekly, SC | 72 | Drug, 16.1 (15.0) at 5 mg; 22.2 (19.5) at 10 mg; 23.6 (20.9) at 15 mg; placebo, 2.4 (3.1)c |
For each medication, weight-loss data are from a pivotal phase 3 trial submitted to the FDA for drug approval.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EMA, European Medicines Agency; NE, norepinephrine; GABA, gamma-aminobutyric acid; DA, dopamine; GLP-1, glucagon-like peptide 1; 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SC, subcutaneous injection; CI, confidence interval.
aData on weight loss difference compared to placebo are from a meta-analysis of studies.76) bEstimated treament difference reported in STEP 1. cEstimated treatment differences relative to placebo in SURMOUNT-1 were reported as percentage points: -11.9 %p (95% CI, -13.4 to -10.4) for the 5-mg dose, -16.4 %p (95% CI, -17.9 to -14.8) for the 10-mg dose, and -17.8 %p (95% CI, -19.3 to -16.3) for the 15-mg dose (P<0.001 for all comparisons).
오를리스타트는 lipase를 억제하여 중성지방이 분해되어 장으로 흡수되는 과정을 방지한다.76) 4년간 진행되었던 XENical in the Prevention of Diabetes in Obese Subjects (XENDOS) 연구에서, 오를리스타트 투여군과 대조군 모두에서 치료 시작 52주째 기저 체중 대비 11%, 6% 체중 감소가 있었으며, 이후 두 군에서 모두 체중이 재증가하였다. 연구 개시 4년째 체중 감량은 각각 6.9%, 2.1%로, 오를리스타트는 대조군 대비 2.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당뇨병 발생 위험을 37.4% 감소시켰다.77) 생활습관중재 단독 또는 오를리스타트와의 병용으로 초기 체중 감소 달성 이후, 12개월에서 36개월까지 체중 유지를 위한 오를리스타트 투여의 효과를 보고하였던 4개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오를리스타트는 초기 체중 5% 이상의 감량을 유지하는 데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risk ratio, 1.33; 95% confidence interval, 1.15–1.54).78)
부프로피온은 dopamine과 norepinephrine의 재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시상하부의 POMC 신경을 활성화하여 음식 섭취량과 체중 증가를 억제하며, 날트렉손은 뮤 아편양 수용체의 길항제로 식욕 조절과 쾌락성 식이 억제에 관여한다.79) 이 두 가지 약물의 복합제인 NB에 대하여, Contrave Obesity Research 3상 연구에서는 초기 6개월에 6.5% 감소된 체중을 유지하여 1년 시점에 6.4%의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음을 보고하였다.79) le Roux 등80)은 체중 유지에 대한 NB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NB를 포함하는 6개의 임상 연구에 대한 사후 분석(post-hoc anlysis)을 통해 초기 16주간 NB와 생활습관 병용 중재로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군과, 생활습관 중재만으로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군의 체중 유지를 최대 4년 시점까지 비교하였는데, 모든 연구에서 일관되게 NB를 함께 사용하였던 군이 체중 감량의 유지에 있어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LIGHT 연구의 경우 의도된 추적관찰 기간보다 일찍 종료가 되었으나, 이 연구의 사후분석에서 208주째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유지하였던 비율은 NB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44.4%, 34.2% (P<0.001), 10% 이상의 체중 감량을 유지하였던 비율은 각각 41.6%, 25% (P=0.11)였다.
교감신경 효현제인 펜터민과 항전간제인 토피라메이트의 복합제인 PT는, 기존 각 약제가 사용되던 용량보다 저용량으로 병합하며 부작용을 줄이고 약효를 높이고자 개발된 약제이다.81) PT는 두 개 이상의 비만 관련 대사 이상을 가진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CONQUER 연구에서 1년 후 위약군에 비해 15/92 mg에서 8.8 kg, 7.5/46 mg 용량에서 6.7 kg의 감량을 보였다.81) SEQUEL 연구는 PT 투여 지속 기간을 2년까지 연장하였던 연구로, 1년간의 체중 감량을 나타낸 이후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하였으며(placebo, -1.8%; 7.5/46 mg, -9.3%; 15/92 mg, -10.5%), 심혈관지표를 개선하였고 당뇨병 발생을 76% 예방하였다.82)
리라글루티드는 GLP-1의 아미노산 서열과 97% 일치하는 약물로, GLP-1은 체내에서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어 식욕을 억제시키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며 체내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83) Satiety and Clinical Adiposity-Liraglutide (SCALE) 연구에서, 리라글루티드는 1년째 위약군 대비 5.4%, 3년째 4.4%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84,85) 리라글루티드의 체중 감소 유지 효과는 SCALE-maintenance 연구를 통해 조사되었다. 저칼로리 식단으로 초기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한 422명을 대상으로 56주 동안 리라글루티드 투여 결과, 6.2%의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86) 또한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유지하였던 비율과 5% 이상의 추가적인 체중 감량에 도달하였던 비율은 모두 약물 투여군에서 각각 81%, 51%로 대조군(49%, 22%)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세마글루티드는 미국에서 2019년, 국내에서 2023년 비만 치료를 위해 허가된 약물로, GLP-1과 94% 상동성을 가진 유사체이며 반감기는 165시간으로 주 1회 투약이 가능하다.87) 세마글루티드의 효능은 Semaglutide Treatment Effect in People with obesity (STEP) 연구에서 평가되었다. 68주간 주 1회 2.4 mg 투약으로, -14.9%의 체중 감량이 있었으며(대조군 -2.4%), 절반 이상의 참여자(50.5%)에서 1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STEP 1).88) 세마글루티드의 장기 사용에 대한 효과를 보고자 한 연구에서는, 약 60주째 체중의 정체기를 보인 이후, 104주째까지 감소된 체중이 지속되었다(STEP 5).89) 체중감소 유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STEP 4 연구가 시행되었으며, 당뇨병이 없는 성인에서 세마글루티드 2.4 mg 20주 투여 이후, 48주간 투여 지속군과 위약으로 전환한 두 군으로 임의 배정하여 68주까지 추적한 결과, 투여 유지군은 7.9%의 추가 체중 감소, 위약군은 6.9%의 재증가가 있었다.90) 투여 중단 이후 체중 변화 및 심혈관지표 변화를 조사한 STEP1 extension 연구에서는, 68주까지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327명을 대상으로 중단 이후 120주까지 추적한 결과, 대상자들에서 평균적으로 감량된 체중의 2/3가 재증가되었던 결과를 보여, 지속적 약물 사용의 중요성 및 약물 중단 이후에도 체중 유지를 위해 구조화된 생활습관 중재가 필요함을 시사하였다.91)
터제파타이드는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로, 2022년 5월 미국 식약처(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2023년 6월 국내 식약처에서 2형 당뇨병 치료 약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2023년 8월) 항비만약제로 FDA 승인을 대기 중이다. GIP는 GLP-1과 함께 인크레틴으로 분류되는 장호르몬으로, 중추신경계 및 지방조직 수용체에 결합하여 체내 에너지 대사 조절에 관여한다.92,93) 터제파타이드는 GIP 수용체와 GLP-1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함으로서 각각 단독으로 자극되었을 때보다 식욕억제 및 혈당개선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SURPASS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혈당개선 효과(5/10/15 mg 투여군에서 당화혈색소 2% 내외 강하) 및 체중 감량성적(15 mg 투여군에서 11% 감량)을 보고하였다.94)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URMOUNT 연구에서, 5 mg, 10 mg, 15 mg 투여 시 72주째 체중 감량은 각각 16.1 kg (15.0%), 22.2 kg (19.5%), 23.6 kg (20.9%)이었다.95)
비만은 대사질환과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과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질환으로, 대체적으로 5%–10%의 체중 감량으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감량된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임상적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감량 이후 체중의 재증가는 흔히 접하게 되는 문제이다. Look AHEAD 연구, NWCR 연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지속적이고 면밀한 추적관찰과 포괄적인 중재가 장기적인 체중 유지에 필수적이다. 치료 초기에 환자에게 체중 감량된 이후 재증가가 흔하게 있을 수 있음을 미리 교육하고, 1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하며, 체중의 유지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클리닉에 방문하도록 한다. 체중, 식사, 운동에 대하여 자가 모니터링을 시행하도록 독려하며 피드백을 제공하고, 동기부여 및 스트레스 상황에의 대처 등 행동요법을 적용한다.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물의 투여가 체중의 감량과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승인된 약물로는 오를리스타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로 터제파타이드가 있다. 안전성, 내약성, 비용에 대한 부담 등의 문제가 없다면, 이득이 위해를 상회한다고 판단되는 선에서 치료를 지속하는 것을 고려한다. 추적관찰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체중이 재증가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모든 과정에서 강조되어야 할 점은 개별화된 접근으로, 치료 초기 환자의 동반질환 및 생활양식에 대한 평가 이외에도 가치와 선호도, 사회경제적 상태, 치료에 대한 반응, 환자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평가하고 이를 고려하여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체중 유지 과정에서 장기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