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다.1) 특히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 인구는2) 더욱 빠르게 늘어, 2022년 전체 인구의 6.9%에서 2025년 8.5%, 2050년에는 24.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 이러한 후기 고령 인구의 증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돌봄이나 요양을 제공하는 장기 요양 보험 수급자는 2016년 노인 인구의 7.5%에서 2021년 10.7%로 증가하였다.3)
거동 불편은 의료 기관 방문의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거동 불편 노인의 증가는 재택의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재택의료는 의료 전달 체계의 기반인 일차의료의 제공 장소를 병∙의원에서 환자의 집으로 옮기는 것이다.4) 국내에서와 같이 미국에서도 1900년대 초 왕진은 주치의의 일반적인 역할이었으나, 기술 발전 등에 따라 1980년대에는 가정의학과 의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수행하지 않는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제도적 정비 및 시범 사업에 따라 재택의료 서비스가 왕성하게 성장해 가고 있다.5) 국내에서는 2019년 일차의료 방문 진료 수가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재택의료 제공에 대한 제도화가 논의 중에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재택의료에 대해 수련 받거나, 경험해 본 일차의료인은 거의 없다. 현재 재택의료를 하고 있는 일차의료 의사들도 봉사 활동 경험을 기반으로, 혹은 환자 요청에 의해 우연한 기회에 재택의료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재택의료에 대한 경험 부족은 일차의료 의사들의 재택의료 참여를 감소시켜 증가하는 재택의료 요구에 대응할 의사 인력 수급의 문제로 이어진다.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첫째, 일차의료에서 재택의료의 중요성과, 둘째, 재택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셋째, 재택의료 제공을 위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단면적 질적 연구로 대상자는 총 세 그룹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그룹은 2022년도 현재 최소 월 1회 이상 주기적인 재택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개원가 의사 3인이며, 두 번째 그룹은 2022년도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3년차 전공의 20명 중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공공의료센터에서 재택의료를 경험했던 전공의 3명, 세 번째 그룹은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3년차 전공의 중 재택의료를 경험하지 못한 3년차 전공의 3명으로 구성하였다. 연구 대상자 모집, 동의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대면 및 문자, 이메일로 접촉하여 연구에 대한 참여 의사를 확인하였으며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연구 참여에 관한 서면 설명지를 제공 후 동의를 획득하였다. 본 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B-2206-760-304).
연구는 초점 집단 인터뷰 및 개별 인터뷰, 서면 조사로 진행되었다. 개원가 의사인 첫 번째 그룹의 경우 개별 인터뷰 및 서면 조사가 같이 이루어졌으며, 두 번째 그룹과 세 번째 그룹은 초점 집단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초점 집단 인터뷰 및 개별 인터뷰의 주제는 일차의료에서 재택의료의 중요성과 전공의 재택의료 수련 과정 개발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사전에 준비된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하여 인터뷰 당 약 40분간 진행되었다(Supplementary Table 1). 인터뷰는 외부의 소음이 차단된 독립된 공간에서 개별로, 혹은 그룹별로 이루어졌다. 인터뷰는 상급자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전공의 3년차인 1저자가 단독으로 시행하였으며, 인터뷰 내용은 대상자의 허락을 받고 녹음과 필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NAVER Clova Note, Naver Corp., Seongnam, Korea)을 활용하여 그 내용을 저장하였다.
자료 분석은 질적 분석 방법 중 현상학적 분석 방법(phenomenological analysis)을 사용하였다. 현상학적 분석은 경험을 기술하고 해석하여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는 질적 연구 방법이다. 현상학적 분석에서는 주요 주제(theme)와 하위 주제를 식별하고 인터뷰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공통 주제를 탐색하여 경험의 의미를 찾아내고자 한다.7) 우리는 현상학적 분석 방법 중 Van Kamm의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8) Van Kamm의 분석 방법에서는 연구 대상자와의 면담 내용을 반복하여 들으면서 그대로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나, 우리 연구에서는 자동 기록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반복 횟수를 줄였다. 이후 기술된 내용에서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고, 의미 있는 진술들의 공통 속성을 묶어 범주화 작업을 실시하였다. 범주는 부주제(subtheme)로 묶은 뒤 공통 속성을 가진 부주제를 모아 주제(theme)를 추출하고, 주제를 모아 범주(category)를 구성하였으며, 범주화 과정에서 연구자 및 교신 저자가 독립적으로 분석을 시행하여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논의를 통해 동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반복 분석하였다.
초점 집단 인터뷰 및 개별 인터뷰에는 총 9명이 참여하였다. 개원의 3인은 개별 인터뷰를 하였으며, 현재 가정의학과 3년차 수련 중인 6명은 초점 집단 인터뷰를 시행하였다(Table 1). 인터뷰를 통하여 1) 재택의료 경험, 2) 일차의료에서 재택의료의 필요성 및 장점, 3) 재택의료 수련 필요성, 4) 재택의료 수련에 대한 의견, 총 4개의 범주와 10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Table 2).
Basic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Characteristic | Primary care physicians | Residents with HBPC experience | Residents without HBPC experience | ||||||||
---|---|---|---|---|---|---|---|---|---|---|---|
A | B | C | D | E | F | G | H | I | |||
First experience on HBPC | After residency | After residency | After residency | During residency (3rd year) | During residency (3rd year) | During residency (3rd year) | No experience | No experience | No experience | ||
Specialty | Family medicine | Internal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Family medicine | ||
Type of hospital | Primary care clinic | Primary care clinic | Primary care clinic | Tertiary hospital | Tertiary hospital | Tertiary hospital | Tertiary hospital | Tertiary hospital | Tertiary hospital | ||
Participation in HBPC | Partial | Partial | Full-time | NA | NA | NA | NA | NA | NA | ||
Duration of participation in HBPC | ≥3 years | ≥3 years | ≥8 years | 1 month | 1 month | 1 month | NA | NA | NA |
HBPC, Home Based Primary Care; NA, not available.
Extracted themes from the in-depth interview
Main theme | Sub-theme |
---|---|
Experience on HBPC | Reasons for starting HBPC |
Recall on the first experience on HBPC | |
Necessity of HBPC | Patient-physician relationship in HBPC |
Positive aspect of the reversed patient-physician relationship | |
Rewarding as a HBPC physician | |
Necessity of HBPC residency training | Experience of the primary care provider during residency training |
Positive perception after HBPC experience | |
Improvement of HBPC residency training | Provider of HBPC training: tertiary hospital based vs. Primary care based |
Barrier to implementation of HBPC residency training | |
Institutional support |
HBPC, Home Based Primary Care.
재택의료를 경험한 개원의들은 대개 자원 활동으로 방문 진료를 먼저 접하였으며 전공의들은 수련 과정의 일부로 재택의료를 경험하였다.
“자원 활동으로 방문 진료가 시작이었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근처 내과에서 실제로 왕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재택의료에 대해 의사로서 늘 흥미는 있었다. 공공의료팀에서 동행한 것이 재택의료 첫 경험이었다.” (D, 전공의)
대상자들은 모두 방문을 통해 환자의 생활 환경을 실제 확인하고 주치의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점을 재택의료의 중요 경험 요소로 꼽았다.
“냉장고에는 유통 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차 있고, 신선식품은 보기 힘들었으며, 약물들은 쓰레기와 범벅이 되어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었다. 환자의 집에 가보지 않았다면, 외래에서 그냥 약만 처방하고 말았다면 알 수 없었던 일이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재택의료를 하게 되면 환자가 사는 공간, 돌봄의 상태, 음식을 먹고 있는 상태, 생활의 수준, 평소 활동의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이런 모든 사항을 고려해서 환자에 대해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B, 일차 의원 개원의)
개원가 대상자들은 모두 재택의료를 통해 주치의로서 역할이 공고해진다고 말하였다. 반복적인 방문을 통해 친밀해지는 환자와의 관계와 더불어, 일반적인 진료실 진료와 다른 ‘역전된’ 환자-의사 관계를 통해 얻는 장점들 또한 강조하였다. 주치의로서 역할이 공고해지면서 의사로서 자기 효능감과 보람이 커진다고 하였다.
“남의 집에 가서 그 사람이 요청해서 오는 걸로 간다고 하면 전통적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역전된다. 역전된 환자-의사 관계가 오히려 바람직한 부분이 많다고 본다. 환자 중심성 측면에서도 일차의료 측면에서도 이 상황이 최적의 세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C, 일차 의원 개원의)
“의료진의 방문은 환자나 보호자, 돌봄 제공자와 관계를 맺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환자의 공간에서 그 사람을 아끼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진료를 하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관계가 만들어진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에는, 재택의료를 경험해 보지 못한 전공의 중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제외하고는 그 필요성을 공감하였으며 재택의료 수련 경험은 재택의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에 기여하였다.
“왕진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들었으나, 제도적인 면에서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재택의료 참관을 통해 실제로 재택의료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F, 전공의)
“재택의료는 우리 나라에 꼭 활성화되어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방문 진료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그 필요성을 더욱 체감하였다.” (D, 전공의)
재택의료 수련은 수련 시기, 기간, 수련을 제공하는 기관 그리고 수련 형태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수련 시기에 대해 대부분이 환자에 대해 충분한 경험을 쌓은 3년차 전공의를 대상으로 시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하였다. 하지만 참관은 일찍 시작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일부 존재하였다.
“충분한 임상 경험 후에 재택의료를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재택의료의 장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B, 일차 의원 개원의)
“3년차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단순 참관이라면 1년차부터 가능하겠지만, 진료에 참여한다는 가정하에서는 진료 경험이 뒷받침되는 3년차 위주로 수련을 받는 게 맞다.” (H, 미경험 전공의)
“2년차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1년차는 병동 환자를, 3년차는 외래 환자 진료를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시기인데, 새로운 분야인 재택의료 진료를 3년차에 시작하면 늦고, 2년차부터 배우면 좋겠다.” (E, 전공의)
재택의료 수련 기관은 일차의료 기관에서 받되 상급 종합 병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는 일차의료 개원의가 많았으며, 상급 종합 병원이 자체적으로 수련을 위한 방문 의료를 해야 한다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재택의료는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상급 종합 병원에서 할 수 없다. 지역 사회 일차의료 기관에서의 수련이 필요하다.” (B, 일차 의원 개원의)
“상급 종합 병원은 최소한의 방문 진료 환자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임의 한 명 이상은 약 50–100명 정도의 방문 진료를 수행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실습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C, 일차 의원 개원의)
재택의료 전담 지도전문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대상자들은 모두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참관, 진료 참여, 담당환자를 같이 봐주는 지도전문의와 같이 진료하는 형태가 좋을 것 같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전공의가 주치의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경험 많은 일차의료 개원의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가 존재하였다.
“주치의로서 담당 환자를 5명 이내로 관리해 보면 최상이고, 같은 대상자를 반복해서 방문하면서 관계를 맺어가는 훈련을 할 수 있으면 참관이나 참여 정도도 괜찮을 것 같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전공의가 중장기적으로 환자 한 명을 배정받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전공의들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피교육자의 입장인데, 이렇게(응급 진료 같은) 주치의의 책임 있는 역할을 맡기엔 무리다.” (C, 일차 의원 개원의)
“한 환자를 배정받아 6개월이든 1년이든 중장기적으로 진료하는 방식이 궁극적으로 재택의료 수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 전공의)
재택의료 수련에 대한 정보 부족 및 낮은 수가, 방문 진료에 대한 법적인 보호와 안전에 대한 보장 문제, 지침의 부재 등이 주요 수련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참여하는 의사와 의료 기관 수가 너무 적은 것이 문제이자 한계인 것 같다. 참여가 대세가 되지 못하니 정보가 부족하고, 정보가 부족하니 더욱 참여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방문 진료에 대한 법적인 보호가 미비한 것이 문제다. 집에서 임종을 바라는 분들에게 서비스를 할 때 의료진은 이에 대한 법적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A, 일차 의원 개원의)
“재택의료에 대한 진료가 아직 표준화되지 않은 것이 문제다.” (B, 일차 의원 개원의)
이외 재택의료가 활성화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와 전공의의 모호한 업무 범위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재택의료 수련은 임상 경험이 쌓인 뒤 2–3년차에 시작하는 것을 선호하였으며, 수련 기관은 상급 종합 병원의 협력을 통해 일차의료 기관에서 받거나 상급 종합 병원이 자체적으로 재택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수련 기관이든 재택의료 전담 지도전문의의 필요성은 공감하였으며 재택의료 수련 과정 중에 전공의가 주치의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이견이 존재하였다. 재택의료 수련 도입의 장애 요인으로, 재택의료 수련에 대한 정보 부족, 재택의료에 대한 법적인 보호 미비, 재택 진료 표준 지침의 부재 등이 존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재택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개원의 대상자들뿐 아니라 가정의학과 전공의 대상자들 역시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원가에서는 주치의 역할 공고화, 역전된 환자-의사 관계를 통해 얻는 장점, 이로써 얻어지는 자기 효능감을 장점으로 인식하였으며, 수련 과정 중 재택의료를 경험해 본 전공의 대상자들은 한 달의 짧은 수련 기간이었음에도 재택의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경험하였다. 주치의로서 전공의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으나, 전담 지도전문의의 필요성은 동의하였다. 극복해야 할 장애요인으로는, 재택의료에 대한 낮은 수가, 방문 진료에 대한 법적인 보호와 안전 보장 문제, 지침의 부재 등이 있었다.
해외에서도 재택의료의 수련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재택의료 수련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전공의가 장래에 재택의료를 진료의 한 축으로 생각하게 되었음이 보고되었다.9-11) 또한 재택의료 수련 프로그램을 통하여 재택 진료에 필요한 지식, 술기, 태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노쇠 환자들에 대한 핵심적인 진료 역량이 향상되었다.12) 해외 연구에서도 수련에 있어서 전공의의 주치의 역할을 강조하였고,12,13) 주치의 기능을 부여하기 위하여 환자를 중장기적으로 배정하고 해당 환자에 대해 정해진 주기로 반나절 동안에 정규 방문 진료를 시행하는 식으로 수련하였다.13) 직접 파견 기간이 아니더라도 해당 환자들에 대한 긴급 전화 진료 상담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기도 하였다.12) 이를 통하여, 전공의들은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진료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었다.13) 방문 진료 횟수가 늘며 지도전문의 없이 전공의가 재택의료 팀원들과 함께 독립적으로 진료를 나서 환자와의 관계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의견도 있었다.13) 하지만 우리 연구에서는 대다수의 전공의들뿐만 아니라 경험 많은 일차의료 개원가에서도 현재로서는 전공의가 주치의 역할을 맡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하였으며, 수련의와 동행하여 함께 환자를 봐 줄 전담 지도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재택의료 환경을 고려하였을 때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상급 종합 병원에서 단독으로, 혹은 일차의료 의원과 협력하여 재택의료 수련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며 표준화된 커리큘럼과 이에 적합한 전문적인 교육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인 수련 방안으로 재택의료를 전담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다수 두어 담당 환자를 일정 수준 이상 배당하고, 경험을 쌓은 전문의가 전공의의 재택의료 수련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형식을 제안하며, 이 때 전문의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12) 단기적으로 인력 충원이 어렵다면 재택의료 기본 교육에 한해 해외의 사례처럼 잘 짜인 웹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겠다.11)
진료 지침에서는 기본 교육에는 재택의료 팀에 대한 이해, 윤리 문제, 필수 술기, 안전한 진료 환경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터뷰 대상자들은 제안하였으며, 아직 국내외에서 표준화된 지침이 없는 만큼, 국내 상황에 맞추어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기존의 재택의료 활성화의 필요성을 다룬 연구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처음으로 전공의 재택의료 수련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제언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재택의료 기관이 적고, 의사들의 경험이 없어 정량적 연구에서는 평가하기 어려운 면을 초점 집단 인터뷰와 심도 있는 개별 인터뷰를 통해 다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단면적 질적 연구로, 인터뷰에 참여한 연구 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특성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전공의 대상군은 일개 병원에서 수련을 받은 소집단이므로 가정의학과 전공의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다. 향후 재택의료 수련이 확대되어 병원별, 지역별 데이터가 축적되면, 이를 바탕으로 양적 연구를 통해 본 연구를 보완할 수 있겠다.
본 연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고령화 시대에 재택의료의 활성화 및 인력 확보를 위해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은 분명하다. 상급 종합 병원에서 재택의료 전담 지도전문의 확보, 일차의료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표준화된 지침서와 교육 프로그램, 의료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준의 수가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재택의료 수련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재택의료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에서 재택의료에 대한 사회적인 필요성에 부응하는 것을 기대한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